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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체코의 보헤미안 음식
슬리보비체와 클로바시
체코의 날씨는 북유럽 국가들 중에서 온화한 편이다. 덥지 않은 여름과 습한 겨울, 그리고 맑고 청명한 봄과 가을이 바로 체코의 날씨. 겨울은 12월과 1월 즈음이 매우 추운데,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안개가 짙은 스모그 현상이 심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진다. 체코는 바다가 없는 내륙 지방으로 날씨가 추워 육류와 발효•저장식품이 발달했고, 돼지고기와 감자, 맥주, 전통주 등을 즐겨 먹는다.
술을 좋아하는 체코 사람들은 슬리보비체와 베케로브카라는 전통주를 담가 마시는데, 일명 자두술이라 불리는 슬리보비체는 수확하고 남은 자두를 이용하여 겨울에 만든다. 수확량이 많은 자두는 체코의 가장 대표적인 과일 중 하나로 손꼽는데, 자두를 섭취하면 체내에 알칼리성 무기물이 흡수되므로 산성체질을 개선해 질병에 대한 저향력을 키워주고 몸에 열이 있거나 몸살이 났을 때 먹으면 효과적이다. 겨울에 먹으면 영양 만점인 자두로 만든 슬리보비체는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1월 말까지 증류 과정을 계속 거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체코 사람들은 새 슬리보비체를 마시며 신나는 노래와 춤을 추면서 큰 잔치를 여는데, 이날은 체코 사람들에게 공휴일보다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한다. 초겨울에 만들고 겨울 내내 즐겨 마시는 술인 슬리보비체는 알코올 도수가 40도를 넘기 때문에 과실주라고 쉽게 생각하면 큰일난다.
술과 함께 즐겨 마시는 체코의 전통 음식이 바로 클로바시. 이것은 파프리카가루를 뿌려 훈제한 소시지로 아주 매콤하기 때문에 겨울철에 먹으면 좋은 체코 음식이다. 소시지는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과 지방을 함유하고 있을뿐더러, 클로바시의 소시지는 사이즈가 보통의 것보다 크기 때문에 열량이 더 높은 편. 그래서 몸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추운 날씨에 먹으면 제격이다.
도움말 체코대사관(02-725-6765)
2. 뜨끈한 국물로 몸을 녹여주는 북한 요리
온반과 노티
남한에서 가장 추운 강원도보다 위도가 더 높은 북한은 평양,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 등 각 지역별로 특색 있는 겨울철 요리가 발달되어 있다. 또 여름보다 겨울이 길고 기온이 낮은 편이라 음식의 간은 대체로 심심하며 맵고 짜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북한 사람들은 낮은 기온으로 체온을 빼앗기면서 에너지 소모도 늘어나기 때문에 열량이 높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며 겨울을 나는데, 북한 지역의 유명한 향토 음식으로 기름진 육류 음식과 밭에서 나는 콩과 녹두로 만든 음식이 많은 것은 이 때문. 대륙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먹음직스럽고 큼직하게 만들어 먹는 것을 즐긴다. 또 견과류인 깨를 이용해 깨엿강정을 만들어 먹는데 깨는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열량이 높은 식품이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에게 보양식품으로도 좋다.
북한의 겨울철 음식 중 대표적인 것으로 닭온반과 노티를 꼽을 수 있는데, 북쪽에서는 집집마다 기르는 닭이 살찌고 맛이 좋아 어느 음식이든지 닭을 많이 쓴다. 닭온반은 밥을 닭고기 국물에 말아 만든 요리로 밥 위에 닭고기를 찢어 양념해 얹는다. 이 온반은 설이나 제사 뒤에 남은 음식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것과 비슷하게 유래되었는데, 추운 지방에서 남은 음식을 차게 먹을 수 없어 더운 국물을 부어서 먹었을 것이라 추정한다. 깍두기나 고추를 갈아 젓갈을 넣어 버무린 겉절이를 곁들여 먹으면 이마에 땀이 나고 속이 후련해진다. 노티는 찹쌀가루, 찰수수가루, 엿기름가루 등을 넣어 만든 떡으로 쉽게 상하지 않고 3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해 겨울철 두고두고 먹는데 쫄깃쫄깃하고 열량이 높아 추운 지방의 간식거리로 사랑받고 있다.
how to make
닭온반
밥 4공기, 닭 가슴살 2조각, 애호박 100g, 표고버섯 4개, 굵은 파 1대, 다진 마늘 2큰술, 식용유•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닭육수 4컵
1 끓는 물에 닭 가슴살, 굵은 파, 소금, 다진 마늘을 넣고 팔팔 끓인다.
2 닭고기가 다 익으면 닭은 건져내 잘게 찢는다.
3 애호박과 표고버섯은 가늘게 채 썰어 식용유를 두른 팬에 살짝 볶다가 소금으로 간한다.
4 그릇에 밥을 담고 찢은 닭 가슴살과 애호박, 표고버섯을 올린 후 닭육수를 자작하게 붓고 후춧가루를 살짝 뿌린다.
노티
찹쌀가루 10컵, 엿기름가루 6컵, 기장가루•찰수수가루•식용유•설탕(혹은 꿀) 2컵씩, 소금 1큰술, 물 3컵
1 찹쌀가루와 기장가루, 찰수수가루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린다. 2 엿기름가루를 체에 친 후 4컵은 볼에 담아 찹쌀가루와 기장가루, 찰수수가루와 함께 물을 넣고 반죽한 뒤 천을 덮어서 따뜻한 곳에 3~4시간 둔다. 3 3시간 후에 나머지 엿기름가루 2컵을 ②의 반죽 위에 솔솔 뿌리면서 다시 골고루 반죽해 따뜻한 곳에 2시간 정도 두고 삭힌다. 4 잘 삭은 반죽을 지름 5㎝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빚어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지져낸다. 5 노티가 완전히 식으면 그 위에 취향에 맞게 설탕이나 꿀을 뿌린 뒤 접시에 담아 낸다.
도움말 윤숙자(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
참고도서 「황석영의 맛있는 세상」향연
3. 감기 걸렸을 때 마시는 일본의 민간요법
다마고사케
일본의 겨울은 우리나라보다 평균 7~10℃ 정도 높아 비교적 따뜻한 편. 그러나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지인 오타루나 눈축제로 유명한 삿포로 등이 있는 북해도(홋카이도) 지방은 보기만 해도 시린 눈밭을 만들어내는 지독하게 추운 겨울이 특징이다. 추운 지방의 일본인들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따뜻한 국물 요리로 겨울을 나기 때문에 라멘이나 우동 등이 상상도 못하게 다양한 종류로 발달되어 있다. 특히 추운 동북 지방과 북해도 지방은 웰빙 식품인 된장을 베이스로 만든 미소라멘과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청양고추와 양파를 넣어 칼칼하고 얼큰한 매운맛을 내는 탄탄멘이 가장 유명하다. 라멘에 대한 최초의 기록으로 1931년에 <부인구락부>라는 여성 잡지에 ‘정식 식사로 권할 수는 없지만 겨울철 밤에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다’라고 적혀 있을 만큼 라멘은 겨울에 좋은 요리로 표현되고 있다.
이렇게 따뜻한 국물 요리와 함께 겨울철 감기에 좋은 민간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술로 사케를 빼놓을 수 없다. 사케는 일본어로 술을 뜻하는 단어지만 지금은 쌀로 빚은 청주를 말한다. 사케는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것으로 유명해서인지 겨울철이면 따끈한 오뎅탕에 사케를 한잔할 수 있는 바가 인기다. 일본에서 사케는 술로서 마시는 것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감기나 피로 회복 등에 민간요법으로 많이 쓰였다. 일본의 드라마나 영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달걀술이 그것. 잘 푼 달걀에 데운 사케를 섞어 만든 것으로 달걀의 ‘다마고’를 붙여 ‘다마고사케’라고 한다. 이 다마고사케는 오랫동안 전해져온 민간요법으로 그 유래는 확실한 기록을 알 수 없다. 단지 달걀이 감기 예방에 좋다고 해서 달걀이 귀했던 시절부터 만들어졌다는 정도. 이렇게 전해져온 다마고사케는 지역이나 사람마다 달걀과 사케, 설탕을 이용해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이 다마고사케는 미열, 두통, 오한 등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제격이다. 따뜻한 달걀술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켠 후 자고 일어나면 다음 날 아침 개운한 느낌이 든다. 또 어떤 이들은 숙취 해소용으로 즐겨 마시기도 한다.
how to make
달걀노른자 1개, 사케 180㎖, 설탕 1큰술
1 달걀노른자와 설탕을 넣고 잘 섞어 설탕을 녹인다. 사케는 부글부글 끓이지 말고 65℃ 정도로 따뜻하게 끓이거나 전자레인지에 넣어 데운다. 사케는 끓이는 동안 알코올이 날아가서 도수가 낮아진다.
2 설탕을 녹인 달걀에 끓인 사케를 부으면서 젓가락으로 젓는다. 술을 급하게 부으면 달걀이 익어서 덩어리가 생기므로 천천히 술을 부으면서 젓가락을 이용해 계속 젓는다.
도움말 김미정(사케 전문가&롯데호텔 일식당 모모야마 지배인)
4. 헝가리를 대표하는 겨울철 메뉴
굴라슈수프
헝가리는 지중해와 대서양의 영향을 받은 온화한 대륙성 기후로 겨울은 춥고 흐리며 습한 것이 특징.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다리라고도 표현하는 헝가리는 온천과 와인으로 유명하며 농업국가로 우리나라처럼 수확한 고추를 마당에 널어놓은 익숙한 풍경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특산품이 바로 고추와 파프리카다. 특히 파프리카는 50여 종이 넘으며 아주 매운 것부터 단맛이 강한 것까지 맛과 모양이 다양하다. 이 파프리카는 고추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이 찬 사람에게 좋은데, 특히 겨울철에는 추위를 이기게 해주고 소화력도 높여준다. 게다가 비타민 C도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이 부족하기 쉬운 겨울철에 좋은 식재료다. 헝가리에서는 이것을 가루로 만들어 착색향신료로 시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고추장처럼 파프리카가루와 소스를 다양한 요리에 사용해 맛을 낸다. 각종 수프나 스튜 등의 양념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재료 중 하나인데, 헝가리 소시지가 유난히 검붉은 색을 띠며 독특한 맛을 내는 것도 파프리카 때문. 돼지고기를 파프리카가루로 버무려 매콤한 맛을 살린 요리부터 우리나라 순대처럼 만든 육가공식품에도 파프리카가루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요리로는 매콤한 맛으로 온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굴라슈수프를 꼽을 수 있는데 파프리카가루의 진가가 가장 잘 발휘된 메뉴다. 헝가리어로 구야시, 독일식 발음으로 굴라슈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육개장과 맛이 비슷하다. 쇠고기, 감자, 양파, 토마토 등의 채소와 마늘, 통후추 등을 넣고 파프리카가루로 양념해 만든 것으로 빵과 함께 먹으면 배도 든든하고 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고추 산지로 유명한 세게드 지방의 이름을 따 세게드 굴라슈라고도 한다.
how to make
냄비에 다진 양파와 마늘, 베이컨을 넣고 볶다가 파프리카가루를 약간의 물과 함께 넣고 밤알 크기로 썬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넣어 강한 불에 잠시 끓인다. 여기에 육수를 붓고 사우어크라우트, 토마토페이스트, 감자 등을 넣고 끓이다가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마지막에 사워크림을 넣어 섞는다. 깊은 맛을 내기 위해 1시간 이상 천천히 끓여내는데 특히 겨울철에 많이 먹는다. 으깬 감자, 버터로 볶은 국수, 쌀밥 등과 함께 곁들여 주식으로 많이 먹는다. 레드 와인과 함께 먹으면 더욱 궁합이 좋다.
도움말 헝가리 대사관
참고도서 「해외 여행 가서 꼭 먹어야 할 음식 130가지」 시공사
5. 겨울을 함께 나는 중국 사람들의 음식

훠궈
중국의 기후는 광대한 땅만큼이나 다양하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냉대 기후부터 아열대성 기후까지 다양한 지형과 계절풍의 영향에 따라 기후의 변화가 매우 폭넓은 편. 남부의 해남이나 광동 지역은 겨울이 없어 사계절이 따뜻하거나 더운 반면, 동북의 흑룡강성은 여름이 덥지 않고 짧으며 겨울은 매우 춥고 길다. 중국 사람들은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신체가 더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 겨울이 되면 ‘훠궈’라는 신선로를 즐겼는데, 이것은 큰 냄비에 매운 ‘홍탕’과 ‘백탕’으로 나눠 즉석에서 팔팔 끓는 국물에 고기와 채소 등을 살짝 익혀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특히 중국의 북쪽 지방은 겨울이 혹독하게 춥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떠들썩하게 훠궈를 즐기면서 함께 추위를 이겨내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중국 훠궈의 역사는 매우 유구한데, 민간에서 전해지기로는 5천년 전쯤 고대제사 혹은 하늘에 기원을 드릴 때 큰 솥에 소나 양의 고기를 넣고 푹 삶아 나눠 먹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훠궈를 먹기 시작한 것은 명-청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중국의 대표적인 미인인 서태후도 훠궈를 즐겨 먹었다고 하는데, 그는 콩알만 한 만두를 육수에 데쳐 먹는 ‘진주훠궈’를 특히나 좋아했다고.
훠궈는 주로 고기와 채소를 넣어 먹는데, 그 재료를 보면 중국 사람들의 겨울나기 비법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먹는 양고기는 그 성질이 따뜻하고 지방이 풍부하며 단백질•탄수화물•칼슘•철•인 등을 함유하고 있어 손과 발이 차고 혈액순환이 되지 않을 때 큰 도움이 되는 식재료로, 겨울에 양고기를 먹으면 한풍과 한기를 막아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따뜻한 성질의 육류와 함께 많이 먹는 것이 채소류인데, 비타민과 엽록소를 다량 함유한 신선한 채소는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해준다. 또한 훠궈는 파와 고추, 마늘, 생강 등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발열 효과가 있다.
중국 음식 하면 백주를 빼놓을 수 없다. 다른 말로는 고량주라고도 하며 수수 등의 잡곡류를 재료로 만든 증류주다. 백주는 중국인들에게 어느 때나 사랑받는 술인데, 추운 겨울에는 백주의 알코올 도수가 몸을 따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단, 추운 겨울에 마시는 백주는 데워 먹는 것이 더 좋은데,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몸을 덥히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술도 더 빨리 깰 수 있다고 한다. 백주를 따뜻하게 데우면 함유된 불순물 등이 휘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위를 이겨내는 음식이라지만 훠궈에 백주를 곁들이는 것은 금물. 맵고 뜨거운 훠궈를 먹으면서 알코올 도수가 높은 백주를 마시는 것은 열이 과다 방출되어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훠궈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
중경신선로 쓰촨 출신 셰프의 훠궈 비법이 숨겨져 있는 곳. 훠궈뿐 아니라 자라 요리와 베이징식 정통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위치 여의도 인도네시아 대사관 옆 우정빌딩 1층
문의 02-3775-1688
불이아 둘도 없는 우리라는 뜻의 ‘불이아’는 훠궈 요리만을 판매하는 전문점. 10가지 향신료가 들어가는 매운 육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량하여 더욱 인기가 많다.
위치 홍대입구역 1번 출구 문의 02-335-6689
마요 훠궈와 베이징 오리구이 전문점. 중국 분위기가 물씬 나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일반적인 중국 요리도 판매하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편.
위치 강남구청역 4번 출구 문의 02-514-8803
도움말 여경옥(중국 요리 전문가)
"러시아 보드카여! 나를 황폐하게 만들었네.
러시아 보드카, 흑빵, 청어와 함께 흥겹긴 한데 머리가 아프다네.
시베리아인들과 유태인들까지 모두 세상에 보드카보다 강한 것이 없다는 걸 알고 있네."
6. 춥디추운 시베리아를 녹이는 술

보드카
위의 글은 러시아 작가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 강」이라는 책의 일부분이다. 이처럼 러시아 사람들에게 보드카는 단순한 술이 아닌 친교의 술이자 문화의 한 부분이다. 러시아인에게 보드카란 단지 수많은 술 중 하나가 아니라 러시아의 역사와 기후, 그리고 민중의 애환이 녹아들어 있는 러시아, 그 자체인 것. 보드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술로 14세기 무렵부터 러시아인들이 애음하고 있는 전통적인 증류주다. 이는 보리, 호밀, 밀, 옥수수 등에 맥아를 넣어 당화, 발효시켜 증류한 다음 자작나무의 숯으로 탈취하고 여과해 만든 것으로 알코올 함유량이 40~60%로 무색투명하고 무미(無未), 무취(無臭)의 술이다.
알코올이 강한 보드카를 마시면 위장에 도달해서야 알코올이 온몸을 휘감기 시작하면서 열이 나고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게 된다. 그래서 러시아 사람들은 추울 때면 보드카 한 잔을 마실 것을 권하는데, 러시아 시장에서 파는 ‘샤실리크’라는 양고기꼬치구이와 함께 보드카를 즐겨 마신다. 대부분 첫 잔은 스트레이트로 마시는데, 무미건조한 맛이 싫을 경우 체리, 레몬 등의 과일을 첨가해 칵테일로 즐기기도 한다. 러시아인들은 자신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비상약처럼 챙겼던 보드카를 추위를 이겨낸다는 명목으로 과음하곤 했다. 보드카를 많이 마시면 말초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이 피부로 퍼지고 열이 나면서 마치 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술을 과하게 마시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몸이 차가워진다. 그러니 정말 추울 때 딱 한 잔 정도만 간단하게 마시는 보드카가 현명한 겨울나기 비법인 것이다.
참고도서 「굿모닝 러시아」 지호
제품협찬 진로발렌타인스(02-3406-2255)
7. 독일을 녹여주는 뜨거운 와인
글뤼바인과 진저브레드
독일 날씨는 변덕스러우며 겨울은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매섭다. 독일 사람들이 겨울철에 꼭 마신다는 글뤼바인은 독일어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 이것은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걸쳐 대중적으로 마시는 겨울 음료다. 11월 초순부터 시내 곳곳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는 글뤼바인은 크리스마스와 12월 31일에 절정을 이룬다. 겨울철에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처럼 독일에서도 포장마차에서 파는 글뤼바인을 맛볼 수 있다. 독일 어느 상점에서는 독일의 대표 음식인 소시지와 빵에 겨자 소스를 듬뿍 얹은 것과 함께 글뤼바인 세트를 판매한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침이 절로 괸다.
글뤼바인은 와인에 오렌지와 시나몬, 정향 등을 넣고 따뜻하게 데운 것으로 길거리의 포장마차에서는 알코올과 논알코올 두 종류로 판매한다. 알코올은 약간의 브랜디나 위스키 등을 넣어 맛을 낸 것으로 마시면 몸이 금세 따뜻해진다. 이렇게 만든 글뤼바인은 혀와 뱃속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추위로부터 지켜줄 뿐 아니라 마시면 잠도 잘 온다. 독일 사람들은 특히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이것을 한 잔 마시고 자면 감기가 그냥 달아난다고 믿고 약처럼 마신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겨울 레포츠인 스키를 타러 갈 때도 보온병에 담아가 마셔 추위로 언 몸을 녹인다. 이런 모습은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도 마찬가지. 프랑스에서는 글뤼바인을‘뱅쇼’라고 부르는데, 뱅쇼를 판매하는 따뜻한 와인노점상이 길거리에 즐비한 것이 프랑스의 겨울철 풍경이기도 하다.
글뤼바인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만들기 전에 기억해야 할 것이 적당한 와인을 고르는 것. 여기에 넣는 와인은 맛이 가볍고 가격이 저렴한 보졸레 빌라주나 봉 뱅 루주 같은 등급 낮은 와인을 이용하거나 마시다 남은 와인을 활용해도 좋다. 독일은 겨울철에 글뤼바인과 더불어 진저브레드를 즐겨 먹는데, 진저브레드로 만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은 독일의 빠질 수 없는 전통 음식. 생강은 반죽에 넣으면 3주 이상 보관할 수 있고, 몸을 따뜻하게 해줘 겨울철 추운 지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식재료 중 하나다.
how to make
와인 1병(750㎖), 오렌지 껍질 2개분, 시나몬스틱 1개, 클로브(정향) 3개, 설탕 70g
1 오렌지는 껍질을 깨끗하게 씻어 자연스럽게 자른다.
2 냄비에 와인과 설탕을 넣고 약한 불에 서서히 데운다. 이때 온도는 70~75℃ 정도가 좋으며 부글부글 끓이지 않는다.
3 여기에 오렌지와 시나몬스틱, 클로브를 넣은 다음 불을 줄이고 10~20분 정도 은근하게 달인다. 4 불을 끄고 하루 정도 묵힌 다음 먹고 싶을 때마다 데워서 마시는데, 레몬즙을 넣거나 레몬 한 조각씩을 넣으면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해진다.
도움말 백은희(와인수입업체 수미르와인)
8. 겨울을 이기는 벨기에의 서민 요리
물 프리트와 초콜릿
벨기에는 바다에 근접한 해양성 기후로 날씨가 흐리고 겨울에도 비가 자주 온다. 안개와 습기가 많은 편이고 겨울은 매우 쌀쌀한 편. 이토록 추운 날씨에 벨기에 사람들이 즐겨 먹는 홍합 요리가 있다. 살이 오른 홍합과 부드럽고 시원한 국물이 냄비 가득 담겨 있는 물 오 뱅 블랑(moules au vin blanc)이 바로 그것으로, 우리나라의 홍합국과 비슷하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냄비에 파, 양파, 소금, 후춧가루, 화이트 와인, 물을 넣고 신선한 홍합을 쪄내 국물과 함께 내면 끝. 먹을 때는 포크나 나이프를 쓰지 않고 조개껍데기를 이용하는데, 속이 빈 조개를 집게처럼 사용해 다른 조개의 내용물을 꺼내 먹으며, 남은 국물은 스푼으로 떠먹는다. 국물에 레몬즙을 짜 넣으면 더욱 시원하고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벨기에는 한 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홍합의 질이 매우 좋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부터 다음해 2월까지를 제철로 치지만 보통 7월부터 다음해 4월 사이에 많이 먹는다. 특히 겨울철에 살이 오른 홍합을 잡아 만든 물 오 뱅 블랑의 맛은 일품. 여기에 감자튀김을 뜻하는 프리트를 곁들이면 ‘물 프리트’가 되는데, 직역하면 홍합과 감자튀김이다. 이 요리는 벨기에 사람들이 먹는 보편적인 가정식 메뉴이면서 대중적이고 서민적인 벨기에의 국민 요리. 미국에서는 장수의 비결이 감자라고 소개할 만큼 단백질, 비타민 등의 영양이 뛰어나고 홍합 역시 비타민과 칼슘, 타우린 등이 함유되어 있는 겨울철 대표 영양 식품. 겨울철에 홍합과 감자를 즐겨 먹었던 벨기에인들은 추위를 견뎌내기 위한 방법을 아는 현명한 사람들이다.
물 프리트와 더불어 벨기에 하면 단연 초콜릿이 떠오른다. 벨기에가 세계 초콜릿의 중심지가 된 것은 카카오 생산지인 아프리카 나라가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것과 관련이 있고, 여기에 벨기에의 장인 정신이 보태진 것. 벨기에 사람들은 1년에 1인당 9.7㎏이라는 엄청난 양의 초콜릿을 소비한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날 초콜릿 한 조각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져 추위가 달아난다고 한다. 과학적으로도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의 성분이 만성기침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초콜릿은 겨울철 건강식품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철 재료인 홍합으로 맛을 낸 벨기에의 겨울 음식인 물 프리트와 전통의 기술로 만드는 초콜릿은 단순히 만들어 먹는 음식이 아닌 벨기에인들의 추위를 이기는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겨울철 대표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 벨기에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머슬 앤 머글 홍합피자, 벨기에 홍합 요리 등 홍합을 주재료로 한 다양한 벨기에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위치 신촌역 2번 출구 문의 02-324-5919
카카오붐 벨기에어로 ‘초콜릿 나무’라는 뜻으로 벨기에 초콜릿 전문 카페다. 장인 정신을 담아 벨기에 전통 제조법 그대로 만든 수제 초콜릿을 판매하는 곳.
위치 홍대 산울림소극장 근처
문의 02-3141-4663
미뇽 테라스 벨기에식 가정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음식을 만드는 셰프가 실제 벨기에인이다.
위치 이태원역 1번 출구 문의 02-793-3070
도움말 진성권(머슬 앤 머글 대표)
9. 에스키모의 주식이자 주요 수산물
연어
추운 지방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표 지역인 알래스카는 북극지역, 중남부지역, 내륙지역, 남서부지역, 내수로지역으로 나뉜다. 지역에 따라 해양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 등 다양한 기후를 보이고 여름에도 2~22℃의 큰 일교차가 있는 등 지역이나 기간에 따라 기후 변화가 심하다. 특히 북극지역의 경우는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는 엷고 건조한 눈이 내리고 항구도시 놈(Nome)의 1월 평균 최고 기온이 영하 10℃이며 백야현상도 잦다. 이렇게 겨울이 길고 추운 지방은 햇빛이 부족하기 마련. 또 추운 날씨 때문에 항상 옷으로 피부를 가리고 있어 피부의 노출 면적이 적다. 그래서 비타민 D의 결핍으로 생기는 구루병이나 골다공증에 잘 걸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타민 D가 풍부한 생선과 바다 포유류를 풍부하게 먹는다. 특히 수렵과 어로밖에 할 수 없었던 알래스카 에스키모들의 주식은 바다표범, 북극곰, 해마, 고래, 순록 등과 연어, 송어, 청어 등인데, 고기를 삶거나 익혀서 먹지만 연료가 부족하기도 하고 툰드라가 냉장고 역할을 해 날고기를 먹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먹는 날고기는 신선한 채소가 부족해 모자라는 비타민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북태평양의 해류와 알래스카의 얼음이 녹은 물이 만나는 지역은 천혜의 어장으로 그중에서도 알래스카 하면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유명한 연어 낚시다. 이렇듯 연어는 알래스카가 주생산지이기도 하고 다른 등푸른생선과 함께 오메가 3와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추운 겨울철을 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으며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동태를 말려 북어를 만들어 먹듯 알래스카 원주민들도 얼음집인 이글루에 연어를 척척 걸어 말려 먹는 풍속이 있을 정도로 연어는 오래전부터 알래스카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식품이라 할 수 있다.
how to make
연어는 훈제로 가장 많이 먹는다. 생선은 구워 먹어야 기생충 등에서 안전할 수 있지만 연어의 경우 구우면 살이 푸석해지기 때문이다. 또 연어 특유의 녹는 듯한 질감을 살리려면 훈제법이 가장 잘 어울리고 훈연 재료에 따라 다양하고 독특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요즘에는 다양한 연어캔 제품과 냉동연어는 물론 신선한 냉장연어도 쉽게 볼 수 있는데 한 마리를 구입하면 양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신선한 냉장연어는 회나 초밥,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소금간만 해서 소금구이 스테이크를 만들어도 별미다. 훈제연어의 경우는 궁합이 잘 맞는 케이퍼, 붉은 양파, 올리브 등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참고도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한길사
10. 스위스 대표 메뉴

치즈 요리와 허브차
아름다운 풍광과 달리 사방이 높은 험산으로 가로막힌 스위스는 겨울이 아주 춥고 먹을거리가 그다지 풍족하지 않다. 스위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치즈를 녹여 빵에 찍어 먹는 퐁뒤일 텐데, 이렇게 치즈 요리가 유명해진 것도 치즈에 칼슘이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하고 속을 든든하게 해 추위를 막는 데 좋은 식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퐁뒤는 겨울이 되어 여름철에 먹던 치즈가 메마르고 빵이 딱딱하게 굳으면 냄비에 치즈를 넣고 약한 불에서 계속 저어가면서 녹여 화이트 와인과 체리로 만든 브랜디를 넣고 후춧가루를 넣은 후 굳은 빵을 찍어 먹는 형식으로 스위스의 대표적인 겨우살이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퐁뒤의 또 다른 유래는 18세기 알프스 고지대의 사냥꾼들이 마른 빵과 치즈만을 가지고 사냥을 나갔다가 어둠이 내리면 텐트 옆에 모닥불을 지펴놓고 불 위에 치즈를 녹여 빵을 찍어 먹었던 것이라고도 한다.
퐁뒤 다음으로 스위스를 대표하는 요리로 라클레트가 있는데 퐁뒤의 진한 맛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 특히 겨울이 제철인 감자를 쪄서 치즈를 올려 먹는 것으로 추운 날 가족이나 친구들과 오순도순 둘러앉아 먹기 좋다. 특히 감자는 포만감도 높으면서 탄수화물이 풍부해 추운 지방의 주식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비타민과 사포닌도 함유하고 있어 기침감기를 치료하기도 한다.
이렇게 치즈를 주재료로 만드는 스위스의 대표식품인 퐁뒤나 라클레트를 먹을 때 주의할 점은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안 된다는 것. 치즈가 뱃속에서 응고되어 탈이 나거나 병원에 실려 갈 수도 있다. 라클레트에는 화이트 와인을 천천히 조금씩 마시거나 따뜻한 허브차나 홍차와 함께 먹는 것이 제격이다. 특히 스위스는 알프스에서 자라는 5백여 종의 야생화를 뜯어 만든 허브차로도 유명한데 추운 날 밖에서 움츠려서 경직된 몸과 아픈 목이 따뜻한 허브차 한 잔이면 거뜬해져 라클레트와 허브차는 겨울철에 즐기기 좋은 환상의 메뉴라 할 수 있다.
how to make
라클레트치즈 200g, 알감자 10개, 바게트 빵 10조각, 미니피클 8개
1 알감자는 겉면을 깨끗이 씻어 삶아둔다.
2 바게트 빵과 피클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3 그릴로 치즈 윗면만 부드럽게 녹인다.(치즈를 팬에 담고 위쪽에서 열이 나오는 기구를 이용해 녹이기도 한다. 아래에서 녹이면 치즈가 눌어붙기 때문에 위쪽에서 녹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알감자와 바게트 빵, 피클을 그릇에 담은 후 녹인 치즈를 뿌린다.
※라클레트치즈는 국내에서도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의 치즈 코너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녹일 수 있는 전용 기계가 있어야 하지만, 코팅이 잘된 팬을 사용할 수도 있어 한번 도전해봐도 좋을 듯싶다.
도움말 스위스대사관
참고도서 「해외 여행 가서 꼭 먹어야 할 음식 130가지」 시공사
요리&스타일링 문인영(T.H.E styling project) 사진 김현희 진행 김은희, 한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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