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은 가을에 꽃이 핀다. 이효석의 표현처럼 ‘소금을 뿌린 듯한’ 하얀 꽃이 피는데, 특히 달빛 내리는 밤에 보면 환상적이다. 메밀은 세모 형태로 각이 진 열매를 맺으며, 그 안에 꽃처럼 하얀 가루가 들어 있다. 첫눈이 내리기 전에 수확을 하며, 날씨가 추워지면 메밀을 빻아 그 가루로 막국수를 해먹는다. 특히 춥고 긴 겨울밤 배가 출출할 때 만들어 먹는 묵을 별미 중에서도 으뜸이다.


춘천 사람들은 이 메밀로 막국수를 만들어 주식겸 간식으로 먹는다. 유포리막국수는 천전리 샘밭골과 인접한 유포리 농가마을에 있어 좀처럼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30년째 터주대감처럼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막국수 매니아들의 발길이 주말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 집 막국수의 특징은 면발이 굵고 다소 탄력적인 것이다. 씹히는 맛을 살려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메밀가루에 전분과 밀가루를 알맞게 섞어 다른 막국수집의 면발보다 씹히는게 탄력이 있다. 한마디로 말해 약간 투박한 맛이 나지만 그것이 이 집만의 매력이다.

아이스크림처럼 쌓아 올린 면발은 양이 엄청나 보기전부터 약간 주눅 들게 만든다. 육수는 따로 만들지 않고 가을에 넉넉하게 동치미를 담가놔 1년내내 사용하는데, 담백하고 시원하게 감치는 국물맛은 이 집만의 큰 노하우이다.
그 밖에 1주에 두 번 담근다는 열무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함께 막국수에 넣어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열무김치는 4~5시간 이상 푹 삶아 썰은 편육과 곁들여 먹어도 좋다. 연하고 야들야들하게 삶아서 한 입 물으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이외에도 이 집에서는 감자전과 녹두전도 판다. 또한 거친 두부에 빨간 고추 양념과 금방 갈아서 내놓은 듯한 깨를 얹은 촌부두도 일품이다.
특히 유포리막국수가 인기가 있는 것은 맛도 맛이지만 주변이 사과밭과 푸른 논밭으로 펼쳐져 풍광이 뛰어나다는 것도 단골들이 이 집을 찾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