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10번 출구에서 충정로 방향으로 2분 거리에 있는 ‘고려삼계탕’은 깔끔한 외관이 전혀 삼계탕집 같지 않다. 일반적인 이미지 속의 삼계탕 집은 아저씨들이 여름에 몇 명씩 몰려와서 다소 오래된 테이블에 앉아 닭을 죽죽 찢어 먹는 듯한 인상이다. 하지만 이 집은 통유리로 된 외관과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1층뿐 아니라 2,3층도 같은 건물인데 전체적으로 잘 조화되어 있어 참 깔끔하다.

게다가 고려삼계탕 집은 근래에 가본 음식점 가운데 서비스가 가장 좋지 않았나 싶다. 사람 수를 묻더니 주문도 받기 전에 밑반찬을 내오고 개인 접시와 찰밥을 놓아 주더니 수저를 놔 준다. 밥을 먹고 와서 친구의 것만 1인분을 시켰는데도 전혀 화를 내지 않는다. 메뉴판이 없느냐는 말에 오른 가격이 바뀌지 않아 아직은 내줄 수 없다며 미안해 한다. 그럼에도 인삼주는 또 두 잔을 내어 온다. 1인분 밖에 음식을 시키지 않아 미안할 지경이다.

요리는 굉장히 빨리 나오는 편이었다. 오래 끓일수록 맛이 나는 ‘탕’이기 때문에 가능한 듯 하다. 친구는 요리를 받더니 빠른 속도로 먹기 시작한다. 방금 밥을 먹었는데도 배가 고파진다. 친구가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다리를 하나 쭉 찢어 접시에 놓아 준다.
“됐어, 너 먹어.”
맘에 없는 소리를 한 번쯤 해 보자 녀석은 김치까지 올려 준다. 인삼주가 있는데 안주가 없으면 안되지 않느냐 한다.
짐짓 못이기는 척 인삼주를 마시고 고기를 먹는다. 분명 살은 뼈에 붙어 있는 것일텐데, 어찌나 그렇게 쏙쏙 잘도 빠지는지.

김치는 삼계탕과 참 잘 어울리게 약간 양념이 강하다. 닭 안에 들은 찰밥에선 인삼 향기가 그윽하게 풍겨 나오고 곁들여 주는 인삼주 역시 참 맛이 있다.



가게가 넓고 깔끔해서 가족끼리 외식하기 참 좋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앞 테이블에서 한 가족이 옻닭을 뜯고 있다. 어린아이들을 옆에 끼고 여유있게 식사하는 풍경이 참 예쁘다. 여느 맛집에서 흔히 풍기는 “빨리 먹고 나가라”는 식의 풍경이 아니라 좋다. 가족끼리 여유있게 맛있는 한식을 먹을 수 있는 집. 이런 집, 의외로 도심에서 찾기 쉽지 않다.
처음 음식을 시킬 때는 1만2000원이라는 가격이 약간 부담스러웠으나 계산할 때는 신나게 계산했다. 이 정도의 맛과 서비스라면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다. 가격만큼 맛있는 집이다. 올 여름이 기대된다. 보양식으로 든든하게 더위 맞을 준비를 해 볼 참이다. 이 집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다. 예약, 포장, 주차 모두 가능하다. 식사를 마친 후 주변에 있는 청계천과 시청광장에서 산책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