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호텔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한식당 ‘전원’. 아담한 이 집은 1, 2층으로 이뤄진 내부에는 식탁이 7개밖에 없다. 이 집은 제철마다 맛깔스런 생선을 맛볼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집은 메뉴판이 따로 없고, ‘전원 정식’(2만원) 하나밖에 없다. 코스별로 계속 음식이 나오는 한정식이 아니라 아예 한상 그득히 차려놓고 먹는 식이다. 김자반, 멸치볶음, 양미리(생선)조림, 깻잎조림, 삼색나물(물미역ㆍ무ㆍ오이), 굴보쌈김치, 김치, 잡채, 콩비지 우거지 무침, 김치부침개, 김구이, 간장게장, 대구알젓, 굴젓, 멸치젓, 자반고등어, 병어회, 과매기 등 18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밥과 된장찌개를 다 놓은 후 식사를 시작한다.

전원 집에서는 숭어, 전어, 병어 등 계절별로 다른 생선이 상에 올라온다. 특히 자반고등어 구이는 계절에 상관없이 늘 제공되는 반찬이다. 소금에 절인 자반고등어를 쌀뜨물에 담가 짠맛을 우려낸 후 물기를 빼고 팬에 구웠다. 겉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졌고 속까지 잘 익었다. 기름을 전혀 두르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속살이 부드럽다.

이 집 음식은 오랫동안 정성을 쏟은 느낌이 든다. 재료 준비부터 요리까지 마치 어머니가 집에서 만드는 것처럼 신경을 쓴다. 깻잎조림만 봐도 그렇다. 간장이나 고춧가루 양념으로 깻잎을 조리하는 흔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 ‘젓국’을 택했다. 젓국에 갖은 양념을 해서 2번 끓인 후 생깻잎을 꾹 눌러 담가놓았다. 파르스름한 색깔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맛이 간간하고 부드럽다. 젓국이 배어있어 간장 양념보다 훨씬 깊은 맛이 났다.


젓갈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구알젓의 경우 생대구의 배를 갈라 알을 꺼낸 후 1년 동안 푹 삭힌 다음 무를 얇게 저며 젓갈과 버무렸다. 새콤달콤한 맛 덕분에 입맛을 살리는 데 좋을 듯했다. 함께 나온 굴젓과 멸치젓도 무척 싱싱하다. 간장게장 또한 푸짐하게 제공되었다. 알이 꽉 차 있어서 게살을 발라 먹기에 좋았다. 짭짤한 간장에 담긴 꽃게 등딱지에 밥을 비벼먹으면 이것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다.


김구이나 멸치볶음 같은 평범한 반찬에도 하나하나 정성이 보인다. 구이용 김에 전혀 기름을 바르지 않고 그냥 구워 양념장과 함께 냈는데, 김이 얇고 바삭바삭하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먹던 그 맛 그대로다. 멸치볶음에도 각종 야채와 검정깨를 넣어 볶아서 달짝지근하다. 멸치볶음은 밑반찬으로 준비해 두지 않고 매일매일 새로 만든다.
이 집은 한 마디로 산골 음식과 바닷가 음식의 조화가 뛰어난 맛집이다. 입소문이 나서 명사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인근의 동국대 교수, 신문사 임원, 기업체 사장 등 중년층이 좋아하는 편이다. 장소가 좁기 때문에 식사를 하러 오려면 ‘예약’은 필수다. 영업시간은 낮 12시∼밤 11시(토·일, 공휴일 휴무). 주차는 불가.